삼시세끼 어촌편 만재도에서 발견된 19금 만화 — 박인권 <대물>의 매력과 의미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은 소박한 시골 라이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예기치 않은 TMI로 시청자를 즐겁게 합니다. 특히 만재도 편에서 손호준이 잠시라도 짬이 나면 19금 만화책에 빠져드는 장면은 제작진과 동료 출연진, 나아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습니다. 그 만화책은 바로 박인권 화백의 대표작 <대물>. ‘19금’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단순히 자극적인 만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대물>은 정치·사회적 풍자를 날카롭게 담아내며 스토리의 힘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작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손호준이 왜 이 만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는지, 그리고 <대물>이 가진 서사적 가치와 문화적 파급력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방송 속 깜짝 취미가 화제 된 이유
삼시세끼는 ‘슬로 라이프’를 지향하지만,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나타나는 작은 취미 하나가 프로그램의 재미 포인트가 되곤 합니다. 만재도 편에서 손호준은 빈틈없는 일손을 챙기다가도 짬이 나면 비닐 커버가 씌워진 만화책을 꺼냈습니다. 동료 배우 이진욱·윤계상은 물론, 손호준을 따라다니는 촬영 감독까지 책장을 넘기며 푹 빠진 모습이 방송에 잡혔고, 어느새 ‘만재도 19금 독서회’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시청자는 “무슨 작품이길래 제작진까지 홀려 버렸나”라며 프로그램 게시판과 SNS에서 제목을 찾아 나섰죠.
박인권 작가와 <대물> 개요

박인권 작가 프로필
- 1960년대 후반 데뷔, 한국 극화 붐을 주도한 중견 만화가
- 대표작: <쩐의 전쟁>, <야왕>, <대물>
- 거침없는 필치와 현실 비판적 시선으로 ‘생활 밀착형 하드보일드’ 작풍 확립
작품 개요와 줄거리
<대물>은 총 33권 완결의 대하 정치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서혜림은 돌발 행동으로 낙마한 기자 출신 국회의원. 그는 정치 공작, 금권 로비, 미디어 플레이 등 현실 정치의 민낯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여성 대통령’으로 성장합니다. 작품은 권력 투쟁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욕망을 직설적이지만 균형 있게 조명했고, 그 과정에서 섹슈얼리티가 서사의 일부 도구로 활용됐습니다. 결과적으로 ‘19금’ 스티커가 붙었지만, 선정성 자체보다는 정치 블랙코미디와 스릴러적 몰입감이 독자들의 손을 붙잡는 핵심 요소입니다.
만화 <대물>이 갖는 서사적 힘
정치 스릴러와 인간 욕망의 교차점
박인권 화백은 현실 정치에서 연상되는 사건을 과감히 차용해, 독자에게 낯설지 않은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권력 구조, 언론 플레이, 재벌 커넥션이 한데 얽힌 복합 플롯은 ‘어른용 그래픽 노블’다운 밀도를 자랑합니다. 특히 주인공이 헤쳐 나가는 협박·유혹·배신의 장면들은 독자들에게 ‘만화인데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는 인상을 남깁니다.
캐릭터의 다층적 매력
- 서혜림: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경계에서 고뇌하는 인물
- 강태산: 정치 공작의 화신이자 서혜림의 라이벌
- 장세진: 재벌 3세이자 로맨틱 서브 플롯의 축
입체적으로 설계된 캐릭터들은 각자의 이해관계로 움직이며, 작품에 ‘누가 악인인가’를 쉽게 단정짓지 못하도록 만들죠. 이 다층성은 손호준을 비롯한 방송 출연진을 매료시킨 핵심입니다.
<대물>과 드라마화 — 미디어 믹스를 통한 확산
2010년 SBS 드라마 비교 분석

드라마 <대물>(고현정·권상우·차인표 주연)은 원작의 굵직한 정치 서사를 TV 포맷에 맞게 재구성했습니다.
- 만화: 19금 수위·반전·풍자 강세
- 드라마: 공중파 심의에 맞춰 수위 완화, 멜로 라인 강조
두 매체는 톤과 수위가 다르지만, ‘강한 여성 리더’라는 주제 의식은 일관되게 유지돼 원작 팬과 드라마 시청자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원작-드라마의 차이점이 불러온 시너지
드라마 방영 이후 만화 단행본 재출간, 전자책 판매량 급증, 해외 판권 문의 등 원작의 저변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삼시세끼의 ‘만재도 사건’도 이 흐름을 되살리며, <대물>에 대한 입소문을 또 한 번 일으킨 셈이죠.
삼시세끼 어촌편 속 현실 반응
출연진·제작진이 빠져든 이유
만재도 촬영은 새벽 기상·고된 노동·예측 불가한 날씨가 반복됩니다. 짧은 휴식 시간에 고단함을 잊게 해 줄 강렬한 몰입 거리로 <대물>만한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첫 권만 보려고 했다가 밤을 새웠다”는 제작진 증언이 방송에 나갔을 정도며, 현장에서 ‘대물 리딩’이 취미 생활처럼 번졌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집니다.
VJ조차 사로잡은 몰입도
카메라를 내려놓을 수 없는 촬영 감독에게 ‘페이지 터너’ 역할을 할 만큼 플롯 전개가 빠르고 사건이 압축적이라는 점이 또 하나의 장점. 특히 cliffhanger로 끝나는 권 말미 구성이 쉬는 시간을 쪼개 읽기에 최적입니다.
19금 코드의 실제 수위와 오해
선정성보다 메시지
<대물>은 성적 장면이 있지만, 전체 분량 대비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욕망을 둘러싼 인간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장치로서 등장할 뿐이죠. 오히려 정치 비판·사회 풍자가 스토리의 중심이며, ‘19금=야한 만화’라고 오해받는 것은 작품 전체 맥락을 축소시키는 편견입니다.
청소년 관람 주의사항
물론 자극적인 장면과 폭력·정치 음모가 서사에 포함돼 있어 19세 미만 독자에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부모님이라면 ‘어른용 그래픽 노블’이라는 점을 명확히 안내하고, 청소년 독서 시에는 검증된 청소년용 축약본이나 드라마판 시청을 권유하는 편이 좋습니다.
만재도와 <대물>이 남긴 문화적 의미
리얼리티 예능과 만화의 콜라보
예능 속 독서 신(scene)은 방송이 끝난 뒤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대 예능 최고의 PPL 아닌 PPL’로 회자됐습니다. 제작진이나 광고주가 의도한 노출이 아닌, 출연자의 리얼 취향이 자연스럽게 대중과 연결되는 사례로 기록됩니다.
콘텐츠 소비 트렌드 시사점
- 멀티 플랫폼 소비: 예능-만화-드라마의 순환 소비
- 뉴트로 코드: 완결된 올드 타이틀이 신매체·예능을 통해 재발견
- 취향 공유 문화: 연예인이 보여주는 소소한 취미 하나가 팬덤 형성 계기로 진화
이러한 트렌드는 향후 다른 장르 콘텐츠에도 적용될 수 있어 마케팅·제작 전략 측면에서도 참고할 만합니다.
결론 — <대물>, 지금 읽어도 손이 가는 이유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의 ‘만재도 19금 독서회’는 단순한 웃음거리를 넘어 <대물>이라는 걸출한 만화의 잠재력을 재조명했습니다. 자극적인 코드 뒤편에 숨은 날선 사회 풍자, 탄탄한 스토리 라인, 허를 찌르는 반전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치 스릴러에 관심이 있으면서 흡입력 강한 그래픽 노블을 찾고 있다면, 박인권 화백의 <대물>은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삼시세끼 촬영팀이 한밤중까지 책장을 넘긴 이유,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